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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리남의 리뷰/게임 리뷰

살까 말까? 고스트리콘 브레이크포인트 리뷰

by 따리남 2020. 1. 16.

유비소프트 톰클랜시의 고스트리콘 브레이크포인트

흑우의 시작,
입 벌어지는 트레일러

유비소프트 게임을 언급할 때 언급하는 말이 있습니다.

 

 “매번 통수 칠 걸 알지만 안 살 수가 없다”


자발적 흑우의 생산공장인 유비소프트. 게임은 언제나 평타 이상의 괜찮은 게임을 내어놓지만 출시 초의 컨텐츠나 최적화 문제, 고질적인 감자서버, 갖가지 버그 등의 문제는 게이머들 항상 실망시키곤 합니다. 고스트리콘 브레이크포인트도 예외는 없었습니다. 클로즈베타 테스트, 오픈베타테스트를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발매시작과 동시에 수많은 문제를 터뜨렸으니 말이죠.

그러나 오늘 리뷰할 고스트리콘 브레이크포인트는 발매시기가 지나면서 어느정도 “고쳐진 외양간”입니다.


갖가지 문제를 어느정도 해결한
말 그대로 게임 그 자체로서의 고스트리콘 브레이크포인트는 과연 어떤 게임일까요?

 

브레이크포인트의 배경

이번 작품은 남미의 신비로운 섬, 오로아를 배경으로 합니다. 마치 원시시대처럼 공룡이라도 튀어나올 듯 풍성한 자연환경과 초 고도화된 인류문명의 시설들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섬입니다.

진흙이 뒤덮인 습지, 나무가 울창한 숲, 시원한 바람이 부는 드넓은 평원, 눈으로 가득 덮힌 설산, 깎아지르는 절벽 옆으로 흐르는 강물 등 풍성한 환경이 반겨줍니다.

그리고 그 곳곳에 숨겨진 인류의 시설들과 적군들과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옹기종기 숨어서 이를 갈며 전력을 쌓아가는 저항군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전작인 와일드랜드와 같은

택티컬 슈터(전략적 슈팅게임)골격을 유지하는 브레이크포인트


와일드랜드도 발매초기에 문제가 있긴 했지만 현재는 꽤나 할만한 수작 정도의 평가를 듣고 있습니대.  와일드랜드를 수작으로 평가받게 만든 최대 강점은 바로 


"전술성"이었습니다.


브레이크포인트도 이 전술적인 측면을 잘 유지했습니다. 매번 비슷한 미션이지만 이 미션을 클리어하는 방법은 전적으로 플레이어에게 달려있습니다. 한가지 예를 들어 설명해볼까요?


가상의 미션입니다


미션: 차량을 타고 쳐들어오는 4명의 적군들을 죽이시오.

이 미션을 클리어하는 전술 몇가지를 고안해보겠습니다.

전술 1
적군이 도착하기 전에 현위치에서 약 200미터를 벗어나 숨어있는다.
적들이 흩어지기를 기다린다.
저격총으로 조심스럽게 한명씩 사살한다.

전술2
적 차량의 동선을 예측하여 지뢰를 깔아놓는다.
폭발이후, 생존자들을 바로 처리한다.

전술3
적 차량이 도착하기 전 시야를 확보하기 좋은 위치로 이동 후 저격으로 운전자를 사살한다.
나머지 적군들이 내리기를 기다린다.
동시 지원사격 드론을 이용하여 동시에 처리한다.

전술4
미사일이 탑승된 헬기에 타서 그냥 차를 터뜨려버린다.

전술5
적들이 도착할 장소 인근에 은폐하여 대기하다가 흩어지면 가까이 다가가 한명씩 암살처리한다.

 

생각만 해보면 얼마든지 플레이를 전략적으로 창출해낼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전술이라는 측면은 pve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할 때 그 시너지가 극대화됩니다. 그 전술의 다양성 또한 두배로 늘어나게 됩니다. 2명이 뭉쳐있는 적군을 상대로 잡입하여 암살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는 불가능합니다. 1명을 죽이면 나머지 1명에게 발각되니까요(동시지원사격 드론을 이용해도 됩니다만). 이럴 경우 2인이상 플레이시 각자 타겟을 지정하여 동시에 사격하면 처리할 수도 있죠.

 

 

메인스토리는 봐줄만할까?

게임의 인트로는 오로아 섬에서 스켈테크의 놀라운 드론기술력으로 윤택해진 삶을 사람들에게 알린다. 그러나 그 윤택한 삶은 곧이어 처참한 꿈임을 자각하게 된다. 스켈테크의 군사용병집단인 울브즈는 군사력으로 스켈테크를 장악하고, 오로아군도를 지배하고 있었다.
주인공(노마드)과 그 부하들은 울브즈로부터 섬을 해방시키고 주민들을 대피시키기위해 헬기로 파견된다. 그러던 중 알 수 없는 공격을 받고 대부분의 부하들이 죽었으며 살아남은 일부는 뿔뿔히 흩어지게 된다.


초반의 스토리 몰입력은 상당히 좋습니다. 베타플레이를 한 후, 이후의 스토리가 너무 궁금해서 꼭 구매해야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러나 베타플레이 이후의 진도에서는 스토리 흡입력이 상당히 떨어졌습니다.


우선, 메인스토리가 여러갈래로 뻗어나갑니다. 흥미있게 시작한 미션은 산만하게 퍼지게 되고, 이게 도대체 뭔 소리고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등장인물들은 왜이렇게 쏟아지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대사를 스킵하며 플레이하게 되었습니다.


메인스토리가 한 갈래로 뻗어있고, 부가요소들이 따라오는 형태였다면 하는 아쉬움이 크게 남았습니다. 왜냐하면 부가미션에서는 메인미션에서 알 수 없었던 사실이나 세계관을 뒷받침할 만한 내용들이 많았기 때문에 훌륭한 메인시나리오가 받쳐줬다면 상당히 흡족할 스토리텔링이 되었을텐데, 메인미션을 부가미션처럼 그냥 여기저기 흩뿌려놓은 느낌이 들어서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본편의 엔딩은 스토리상 엔딩이 아닙니다. dlc를 구매하시거나 시즌패스를 통해서만이 진정한 스토리를 끝까지 알 수 있을 겁니다.

 

스킬시스템의 변화

 

전작인 와일드랜드에서의 스킬들은 주로 “정찰”과 “전투”에 초점이 맞춰져있었다면 브레이크포인트는 여기서 “생존”요소가 추가되었습니다. 

조준 시 호흡 정렬, 반동 감소, 탄 소지량 증가와 같은 비교적 평범한 스킬도 있지만 오수에서도 수통에 정화수를 담을 수 있는 스킬, 철조망을 뚫고 침투하는 스킬 등 생존과 전략적 요소를 높여주는 스킬들도 다수 존재합니다.

즉, 스킬을 잘 찍으면 플레이 방식의 다양화가 이루어진다는 것이죠.

이외에도 병과시스템으로 4개의 병과가 존재합니다만 크게 중요한 요소는 아니기에, 본인 취향에 맞게 선택하고 플레이하시면 됩니다.

 

 

현실성과 몰입감을 극대화 하기 위한 "안내모드 해제"

보통의 게임은 미니맵이나 지도에서 목적지가 모두 표시됩니다. 그런데 그런 표시를 해제하는 옵션이 추가되었습니다. 어쌔신크리드 오디세이에서도 안내모드와 탐험모드로 분류하였는데 탐험모드의 인기가 생각보다 좋아서 고스트리콘에도 추가했으며, 이 또한 좋은 반응을 불러일으킵니다.

 

안내모드를 해제하면, 미션지점이 미니맵에 표시되지 않아서 퀘스트 내의 단서들을 보고 해당 지역을 직접 수색해야합니다. 예를들면,

미션을 수행하다보면 이러한 단서들이 주어집니다. 그러면 이 장소가 맵에 찍히는 것이 아니라 설명문구를 통해 위치를 유추하고, 인근지역에서는 사진과 똑같은 건물을 직접 수색해서 찾아야 하는 것입니다. 특수요원이 잠입하여 임무수행을 처리한다는 고스트리콘의 설정과 매우 찰떡인 기능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정말 내가 오지에서 숨겨진 적진을 탐색하는 생생한 느낌을 전달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위 단서의 건물을 찾게되면, 찾았다는 그 기쁨 또한 상당합니다.

 

 

pvp

pvp는 상당히 매력적으로 설계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4:4 팀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전적에 따라 수준에 맞는 매칭이 이루어지고, 아이템도 밸런스에 맞게 수치가 조정됩니다. 괴물같은 피지컬 소유자가 상대편을 몰살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상 이는 매우어려우며, 팀간의 결속이 끈끈하여 협동이 잘 이루어지는 팀이 거의 이기게 되어있습니다.

그러나 고스트리콘 유저들은 대부분이 싱글유저이거나 pve유저이기 때문에,
이런 협동요소가 싱글 미션에서 좀더 잘 반영되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아마도 최악의 단점은,
제작진이 고스트리콘이 뭔지 모른다는 사실


브레이크포인트는 전작과 비교해서 아이템 파밍요소가 심해졌습니다. 아이템에 레벨링시스템이 도입되어서 계속 파밍을 해줘야만 레벨에 맞는 데미지와 방어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 유저들은 택티컬 슈터인 고스트리콘을 하고싶어한 것이지 디아블로나 디비전이 하고싶은게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파밍이 전혀 즐겁지도 않을뿐더러, 파밍을 해봤자 20분만 플레이하면 더 좋은 걸 또 먹습니다. 좋은 아이템하나로 쭉 갈 수 없습니다.

 

무의미하고 소득도 없는 파밍을 억지로 해야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앞서서 전략적인 부분이 장점이라고 했지만 사실 와일드랜드에 비하면 그 부분이 상당부분 감퇴했습니다(여전히 칭찬할 만한 것이긴 하지만). 고스트리콘이 집중했어야 하는 부분은 바로 이 “전략성”을 강화 부분인데, 이부분은 내버려둔채 엉뚱한 곳에 공들인 것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이부분과 관련하여서는 추가 컨텐츠 업데이트에서도 그 잘못된 방향성이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고스트리콘의 pve를 통해서,

1.어떤 사람들과
2.어떤 전략적인 플레이방식으로
3.소통하면서

게임을 즐길지를 기대했지만

추가 대규모 업데이트는 레이드.. 입니다.
전략도 전술도 필요없고 그냥 네명이서 엄폐만 잘하고 데미지 높은 총과 무기들로 무시무시한 체력을 가진 적군의 괴물같은 녀석을 수천 수만발의 총알로 터뜨리는 그 레이드말입니다. 다시한번 언급하지만 고스트리콘은 고스트리콘이지 디비전이 아닙니다. 방향성 자체가 팬들의 기대와는 정 반대로 가고 있다는게 느껴집니다.

 

사운드

숲속을 거닐어 보세요. 지저귀는 새들. 가까운 곳에서부터 먼 곳까지 울어대는 곤충들과 동물들의 소리. 근처에서 잡담을 나누고 있는 병사들. 흐르는 물줄기. 이 모든 것들이 아주 생생하고 현장감있게 들립니다. 사운드에서만큼은 크게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타격감

베타테스트 기간중에는 디비전보다도 못한 타격감이 정말 충격적이었습니다. 사실성을 지향하는 밀리터리 슈터의 타격감이 판타지에 가까운 디비전보다 타격감이 못하다는 건 기본이 안되어 있다는 것이었죠. 그런데 타격감은 확실하게 개선되었습니다. 전작도 나쁘지 않았는데, 이번작은 현재기준으로 타격감이 상당합니다. 

 

 

총평

수작으로 평가받는 전작의 몇몇 요소를 계승

그러나 디비전의 rpg요소가 게임의 컨셉과 부조화를 일으키고 불필요한 파밍노가다를 야기

그래픽은 현세대 게임들의 평균이거나 평균에 살짝 못미치지만 나름 봐줄만한 배경그래픽

훌륭한 타격감과 현장감을 극대화시킨 사운드

유저들의 기대와 반대로 가고 있는 방향성

 

 

"고스트리콘"의 정통을 부정하는 rpg 잡탕게임

전작의 뼈대가 워낙 훌륭했기에 기본적인 재미는 있지만 실망스러운 게임

 

이상 따리남이었습니다^^

 

2020/06/02 - [따리남의 리뷰/게임 리뷰] - 쏟아지는 좀비 떼와의 사투, 데이즈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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